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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3: 킬리만자로 uhuru peak 정상에 한미산악회 깃발을 - 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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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총무
댓글 0건 조회 68회 작성일 24-06-0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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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악인 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라면 산높이에 따라오는 고산 증상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나 고산에서 고소에 약한 저는 언젠가 white Mt.정상에서 쓰러지기도 했으니까요.

5895 미터(19,340 피트) 적도에 있으면서도 빙하와 만년설이 덮여 있는 세계 7대룩의 최고봉 7개중의 하나이며 약75만년전에 화산이 폭발해 생긴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에 자리한, 킬리만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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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독일의 지리학자 한스 마이어와 오스트리아 산악인 루드비히 푸르첼리가 오른 기념으로 입구 매표소 옆으로 두 얼굴이 새겨진 기념비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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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이 덜 나가는 다른 팀과 합류할까 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짠돌이 애비 소리보다는 


"70 넘으면 입 꾹 다물고 지갑만 열으라"는 한미산악회 Dr. 승 회장님의 말씀에 따라.


가이드2명 쿡1명 포터6명. 아니, 아들놈과 2명오르는데 9명의 식솔을 거느리다니. 


허나, 어차피 연 지갑인데 이나라 경제에 이바지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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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행찬지, 임금님의 산행인지, 요란 뻑적 하게 대 식솔을 거느리고 원숭이가 뛰노는 밀림을 지나, 


열대, 한대, 고지대 4계절의 식물이 고루자라는, 원주민들이 \"신의 집\"이라고 접근을 두려워 했다는, 


아득한 옛날에 읽어 기억도 희미한 헤밍웨이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킬리만자로의 눈\"을 향해 장장 6일간의 대장정을 내 디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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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오르는 따끈한 물로 세수는 물론 발까지 당구는 맛이란, 

어느 누구 마누라가 해줍니까? 


자식놈이 바칩니까? 


거기다가 삼시 세끼 따스한 각종요리와 따뜻한 국물 맛은, 먹으로 온 건지 산행을 온 건지. 


집에서라면 삼식이라고 쫓겨나도 벌서 쫓겨 났겠지!


3일째 날은 Horombo hut 에서 하루을 머물면서 Zebra Rocks(4020 m) 까지 갔다 오는 고소 적응을 하고. 


다음날 마지막으로 머물 Kibo hut 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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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일찍 먹고 잠간 눈을 부친 후.

밤12시에 가이드 2명과 함께 head lamp 불빛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사방이 워낙 어두워, 올라가는 건지, 내려가는건지. Pole, Pole ( 폴리폴리-천천히 천천히) 가이드의 구령 따라 오르기를 얼마나 올랐던가.


드디어 염려했던 왼쪽 무릎 통증이 심해지는 게 당분간 산에 가지말라는 Dr.의 말이 귀에 앵앵거리고.


어제부터 먹은 \"다이목스\"는 효능이 있는건지 업는건지, 머리가 띵-한게 혹시나, 했던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설혹, 내 몸이 깨지더라도, 정신으로 버틴다는 각오로 힘겹게 Gillmans point(5681m)에 오르니 앞서 갔던 아들이 가이드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힘겹게 헐떡이며 올라오는 애비를 맞이하는 첫마디.



"아빠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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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상인지, 우거지 상인지, 아! 내생전에 애비를 걱정해주는 자식을5681 미터 산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힘든 표정과 자식을 바라보는 내 눈길을 감추기 위해 이제 막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머리을 돌렸습니다.


아, 자식놈들도 어버이를 생각하고 걱정을 하는구나, 설혹 말은 안 하지만.... 수많은 같이한 세월을 볼때마다 잔소리로 자식의 방에 도배질만한, 애비였음을 용서해라. 한줄기 비친 내 눈물은 눈부신 태양빛 때문이리라.


아들과 2명의 가이드가 내린 결정은 나의 하산 이였습니다 나와 동행한 가이드가 여기도 정상과 같으니까 내려가자고 했고 아들은 말이 업었습니다. 


OK, 좀 더 쉬면서 생각해볼 테니 너희 둘은 먼저 올라가라고 올려 보냈습니다.


지금 내 백에 있는 한미산악회 배너을 건네면서.



“꼭 성공해야 합니다.”



하던 박총무님의 눈빛. 


“꼭, 정상에 한미산악회 깃발을 꽃으셔야 합니다.”


하고 간곡히 부탁하던 승회장님.


"내 친구가 아프리카 갔다가 차사고로 죽었잖여"


같이 가자고 했더니 충청도 억양의 사투리로 거절하던 전임 회장 송갑헌 회원.


솟아오르는 태양빛에 어울려 무니를 이루는 회원들의 면면들, 어느 누가 70을 고회라고 했던가 이제 몇달이 지나면 73살, 세월이 나를 밀어내는 줄도 모르고 객기만 부리고 있는건가?


이제 여기서 밀리면 영영 다시는 못오리라 더욱 빨갛게 선명해지는 태양을 향해 소리 질렀습니다. 


죽어도 올라간다! 


가이드가 언성을 높이면서 산에서는 죽는다는 말을 하면 안된다는 저들의 금기라고, 


네가 쓰러지면, 자기 혼자로는 손쓸 수도 없고, 헬리콥터를 불러야 되는데 언제 온다는 보장도 없고, 


비용도 $4500 가니, 내려가자고 나에게 밀어 부쳤지만.


"죽어도 내가 죽고, 쓰러져도 내가 쓰러지고, 돈을 내도 내가내지 니가 내냐?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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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크램폰을 바짝 조이곤 정상을 향해 발길을 옮겼습니다. 

올라 갈수록 쌓인 눈에 바람은 세차게 매몰지고, 깎아지른 구비를 돌 때는 기어서 오르기도 하면서 무릎이 아픈지, 머리가 아픈지, 강한 바람 때문인지 감각도 없이 올랐습니다.


이건 힘든 산이 아니야, 우리 산악회 회원이면 오를 수 있는 발디보다, 아이언마운틴보다 쉬운 산이지. 

내 왼쪽 무릎과 고소의 연약함 때문이지, 나름대로의 얄팍한 위안을 내 뱄으며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강한 바람에 휘청거리는 저를 뒤따라오는 가이드가 팔을 잡아 주기도 했습니다. 



“자식, 의리는 있네.”



한시간을 올랐는지, 두시간을 올랐는지 마지막 능선을 오르니 눈앞에 희미하게 정상 싸인판 표시가 눈에 들어오면서 그 옆에 아들과 가이드가 서성거리고 있었고, 저을 바라보고 있는 엉성한 판자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MOUNTAIN KILIMANJARO / CONGRATULATIONS / YOU ARE NOW AT / 


UHURU PEAK, TANZANIA, 5895M. AMSL / AFRICA’S HIGHEST POINT NL /


WORLD’S HIGHEST FREE STANDING MOUNTAIN.  


ONE OF WORLD’S LARGEST VOLCANOES. WEL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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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2일 8;27 AM. 제 평생 가장 어려운 산행이엇고, 보람된 순간 이였습니다.

아들과 백팩에 담아온 한미산악회 배너를 펼쳤습니다. 떠오른 태양은 이제까지 보아온 중에 제일 크고 아름다웠고 이제까지, 아니 또 내일 같이 산행을 같이할 회원 모든 분들과 함께, 여기 정상에 같이 서 있습니다.



회원들 이여, 한미산악회여 영원하리라!



Thank You,


Jason  & Jay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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