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절, 산행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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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절, 산행단상
매년 이맘때가 되면 벌써 한 해가 다 간듯 이루지 못한 계획에 대한 아쉬움과 세월의 흐름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오늘 2016년 추수감사절은 안타까움과 회한이 없지는 않아도 다시 산행에 대한 열의가 살아남에 감사하며, 9월 초부터 3개월 동안 꾸준히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 산을 찾게 된 것을 스스로 대견하게 여기며, 앞으로의 계획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룰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마저 붙게된 것 역시 감사한 일이다.
2년 전까지 약 10년 동안 신문에 난 산행길을 따라, 혹은 도서관에서 빌린 하이킹 책을 보고 주로 아내와 둘이서, 또는 그룹을 따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산행을 했다. Mount Whitney를 제외하고는 인근 명산은 두루 다닌 것 같다. 그런데 2년 전부터 호르몬 변화 때문인지 아내가 산에만 가면 기미나 가려움증, 두드러기, 발진이 생기기 시작했다. 햇빛 앨러지가 심해진 것이다. 어디를 가도 늘 같이 다니던 습성 때문에 아내가 산에 가는 것을 꺼리므로 작년 초부터 집에서 차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체육관에서 실내운동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1년 정도 자전거와 Body Pump 클래스에 보통 새벽에 나가 운동을 하는데 아내는 실내운동에 만족하고 즐거워하였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뭔지 몰라도 부족한 생각이 들어, 체육관 회원계약 1년이 끝나고 연장을 할 때 우선 아내만 연장을 하고 나는 다시 산에 가며 비교해 보고 결정을 하려고 하였다. 9월 첫 주 부터 meetup 그룹을 따라 이 산 저 산 같이 다니니 상쾌함을 느끼고 실내운동에 비해 일상생활의 스트레스가 더 줄고, 삶의 만족감는 더 오르는 것 같았다. 산행이 내게는 더 기질적으로 맞는 운동이라는 막연한 느낌이 왔다. 산이 나를 부르고 있었던 것을 몸으로 정신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산은 내게 변하지 않는 친구이며, 지혜를 가르쳐주는 스승이며, 몸과 마음의 질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까지 해주는 의사며 간호사인 것을 다시 깨닫게된 것이다.
나의 경우 토요일은 일하는 날이 많고 일요일에는 늘 산행이 가능한데, meetup그룹도 좋기는 하지만 산행 스케줄이 없는 일요일도 있고, 토요일에는 장거리 산행을 많이 해도 일요일에는 두 서너 시간 정도로 짧게 산행을 가는 경우가 많았다. 기왕에 산행을 하면 힘이 들더라도 네 다섯 시간 이상 왕복하는 산행을 찾던 10월의 어느 일요일, Altadena 지역에서 Inspiration Point로 가던 중 Mt Lowe를 가는 한인 산악회를 만나 한 한국분에게 어느 산악회인지 묻고 한미 산악회인 것을 알고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결과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산행계획을 보니 내가 바라던 산행을 하는 그런 그룹이라고 생각이 들어 10월 말 부터 같이 산행을 하게되었다. 회칙에 따라 신입회원으로 받아주시면정식 회원으로 열심히 참여하고 시작하고 싶었다.
일요일 meetup그룹에서 처음 만나 Inspiration Point를 같이 오른 LA 통합교육구 기획실에 다닌다는 Scott의 말이 생각난다. “산은 내게 교회와 같습니다. 어떤 친구들이 교회에 다니듯 나는 산에 다닙니다.” 나에게 산은 무엇이고 산행은 어떤 의미인가? 예술이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라면, 산은 예술보다 높은 경지이고, 나는 내 세계 안에서 예술행위를 실천하는 나름대로의 예술가라고 생각하고 싶다. 모든 예술은 치유의 효과를 내재하고 있다. 말더듬는 것을 시 낭독으로 고친다든지, 상처입은 영혼을 미술로 치유한다든지, 음악으로 마음의 위로와 기쁨을 찾는 것, 영화와 연극이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산행이 심신을 치유한다고나 할까. 아마 그래서 오를 때는 힘들고 때로는 한 발자국도 더 못갈 것 같을 때에도 앞과 옆과, 뒤에 있는 분들의 힘으로 계속 가다 정상을 밟고 오기도 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지만 나의 경우 워낙 걸음이 느려서 인지 빨리 가려해도 같이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례로 혼자 Echo Mountain을 갈 때 왕복 2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데 그룹과 같이 같이 갈 때 2시간 밖에 걸리지 않은 경우가 있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내가 이렇게 갈 수가 있었나 하는 놀라움이다.
또 산에서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다양한 녹색이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산에서 만은 초록은 이색이다. 너무나도 다양한 초록이 있어, 아무리 컴퓨터가 발달하여 수 조의 색을 만들어 내도 산에 있는 색깔을 표현할 수 없으리라고 장담한다. 이런 다양한 녹색이 우리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 과학적 자료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울증의 예방과 치료도 힘든 산행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은 넉넉하고 변하지 않으므로 ‘요산요수’라는 말처럼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고 하니 산을 오르는 분들과 친구가 된다면 더더욱 좋은 일이리라.
감사절에 이른 새해결심을 하며 액셀로 도표까지 만들어 보았다. 1, 10, 100, 1000이 나의 계획이다. 3시간 이상의 산행을 1년에 100번, 10년에 1,000번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2년 내에 즉 내가 60이 되기 전에 14,500피트의 Mount Whitney를 쉬지 않고 등반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것이다. 혼자서는 어렵겠지만 같이 훈련하며 오르다 보면 될 것이라고 믿고 계속 오르고 또 오른 뒤 내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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