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스카란 산 등정 이야기 (7,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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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스카란 산 등정 이야기 (7, 마침)
아디오스 아스탈 루에고
다음날 아침 숙소 옥상에서 지역 고유음식인 옥수수빵에 꼬코아 차를 마시며 그간 깊게 느낀 경험을 허탈하게 나누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는 행복감이 가득하다. 창밖에 펼쳐 있는 저 멀리 하얗게 우뚝 솟은 와스카란 산, 그 위용과 아름다움이 더욱 더 친밀감 있게 다가온다. 오전 10시30분 모든 산행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 쿠스코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다시 리마행 대형버스에 몸을 싣었다. 리온 산타(Rio Santa)강을 따라 힘차게 달리는 버스는 우라스 마을을 점점 멀리하고, 달리는 창밖에는 코르디예라 브랑카의 진 풍경이 스쳐간다.
아디오스 와스가란 아스탈 루에고 (잘 있거라 와스가란 다시 곧보자) !
마추피추로 향하다.
마추피추는 스페인어로 ‘잃어버린 도시” 또는 공중도시’ 의미이다. 태양신 ‘인띠’를 섬기는 한 부족이 꾸스코(Cusco)를 중심으로 건립된 잉까제국은 1572 년 9월 24일 스페인 원정군대에 의해 자취를 감추었다. 멸망 전 마지막 저항 요새인 빌카밤바라는 곳이 마추피추라 추정하고 있다. 이곳은 잉까제국 멸망 후 약350년 동안 잡목과 토사에 잠겨 있었다. 1911년 한 마을 소년의 제보와 도움을 받아 미국의 젊은 역사학자 하이럼 빙검에 의하여 발견되었다. 수 년간 복원작업을 거쳐 오늘의 모습으로 나타난 이곳은 1974년 UNESCO 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나스카문명지(대략 BC300-AD600 년경에 존속했던 기하학적 선의 문명) 함께 한인들도 많이 찾는 페루 관광명소이다. 또한 한 때는 페루의 수도 였던 잉까제국의 발상지인 꾸스코도 역시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마추피추는 이곳 쿠스코에서 기차와 버스로 3시간거리의 산악 요새지역에 있다. 그 규모로 보아 1,000명 정도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사속에서 한 시대를 장식했던 잉까문명을 한 가닥 한 가닥 떠 올려 보면서 마지막 살아 남기위한 그들의 투쟁이 어떠했을까 하는 심경에 발길이 머뭇거려 졌다.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말살시키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칭하는 사람의 심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답이 궁색하기만하다. 오랜 세월 동안 자랑스럽게 쌓아온 인간의 합리와 이성도 과연 받들며 지킬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떨굴 수가 없었다. 대지에 잠겨 뜬 눈으로 긴 시간을 지새운 영혼들, 당시 처했던 처절한 상황을 애절하게 호소하는 아우성이 마치 지금 일처럼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 같았다.
등정을 마치며.
원정등반은 여러 날 많은 짐을 가지고 운행해야 하니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하여 평소 꾸준한 체력관리를 해야 한다. 필요에 맞으면서 가급적 간소하고 가벼운 장비를 손에 익숙하게 연습하고, 내게 부담이 없는 고소에 적절한 음식의 선택, 비상시 대비를 위한 철저한 훈련이 중요하다. 아는 것만큼 보고 느끼고 경험한다는 말과 같이 풍성한 산행을 위해서는 그 지역의 사회, 환경, 역사 그리고 문화 등을 사전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 된다. 이 여정을 위해 6 개월간 남미 역사와 스페인어를 가르쳐준 선생님게, 어려울 때 마다 도닥여 주는 산지기 동료들 그리고 선배들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왜 그리 고생을 하느냐고 친구들이 묻는다. 나는 그 자리에서 대답이 궁색하여 머뭇거린다. 그러면 그리 경치가 좋으냐고 다시 묻는다. 경치라면 관광을 했을 것이다. 나는 나의 의지를 넘어 펼쳐진 또 다른 세계를 만나기 위하여 고산등반을 한다고 종종 말은 하지만, 정상만이 그 대답을 안다. 각자에게 줄 다른 대답을. 한 번 해보라는 말 밖에 다른 답이 없다. (마침)
시간이 흐른 등정이지만 아직도 느낌이 생생하여, 나누고 싶어서 올렸습니다.
Thanks for viewing.
"어려움은 극복하는 것이 이니라, 견디는것이라는 말을 떠 올리면서"
자유
무아에 머무른 이들
안이 없으니 밖도 없구나
시작과 끝이 없는 곳
넌 나였고 난 너였지
완전한 자유 소망이 감추워진
여여한 존재여
( 이 만 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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