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6(마지막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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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 글을 쓰기 시작 한지 4개월이 되었습니다.
JMT들어갈 날자도 3주도 안 남았구요.
세월이 빠르다는건 나이가 들면 더 느끼지만 한해 한해가 갈수록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6월에 처음 세코야 들어 가면서 금년은 건강하고 즐겁게 시에라를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어제 시에라를 다녀 오면서 과연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아무 계획도 없이 퍼밑을 받아 들고 비숖 패쓰를 넘으면서 남쪽으로, 아니면 북쪽으로, 갈팡 질팡하다 남쪽으로 해서 킹스 캐년을 갈양으로 Middle Fork로 들어 섰습니다.
가다 생각 해보니 내 차는 비셮 South Lake에 있는데 킹스 캐년으로 가면 집에 갔다가 다시 내 차를 가지러 비숖을 가야 합니다.
숫제 북쪽으로 가서 맘모스로 빠져 나가면 맘모스에서 택시 타고 비셮을 오면 쉬운데 잠깐 생각을 잘못하여 죽도 밥도 안되게 생겼습니다.
원래 영민하지 못한 머리는 아니였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 쓸모가 없어졌는지 이틀이나 지난 다음에 생각이 났습니다.
잔머리 굴리는 사람들의 공통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넘어가면 상대방이 모르는것 같지만 돌아서면 알게 되는것이 잔머리입니다.
한데 저는 좀 둔해서 다음 날이 되어서야 압니다.
오죽 둔하면 여자가 날 좋아 하는걸 모른답니다..
젊어서 사랑을 고백 받았는데도 다음 날에야 알았다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돌아 가자니 온길을 되돌아 가기 싫고, 그냥 가다가 독일에서 온 나처럼 혼자 온 등반객을 만나 동행이 되면서 엉뚱한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물리학 선생이였다가 올해 은퇴하고 10년전 왔던 JMT를 다시 한답니다.
키는 190cm,몸무게는 200LBS, 거구입니다.
옆에 가자니 나는 고목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입니다.
쉬면서 벗어 놓은 배낭을 들어보니 들리지도 않을 만큼 무거워요.
그러니 암만 힘이 장사라도 오후만 되면 걷질 못합니다.
제 배낭은 물 빼고 28파운드 입니다.
식량은 9일 분을 집어 넣었는데도 말입니다.
먹을것 빼면 15파운드입니다.
날이 갈수록 가벼워집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30파운드를 넘기지 마십시요.
JMT등반을 가는것이지 이삿짐 싸서 이사하는것 아닙니다.
꼭 필요한것만 가져 가십시요.
배낭은 가볍게-----이것이 첫째입니다.
배낭 무게가 30파운드가 안되면 구태여 목이 긴 등산화는 필요없겠지요.
무거운 등산화는 무거운 배낭 보다 더 힘들게 합니다.
옛날 임꺽정이가 무예를 훈련할 때 발목에 모래 주머니를 차고 산을 뛰어 다녔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JMT에서 산적 노릇 하실 분은 무거운 배낭에 무거운 등산화를 신으십시요.
그리고 그 많은 Pass를 하나 선택하셔서 통행료를 받으면 틀림없이 산적이 되실겁니다.
그 후에는 어떻게 될지 전 모릅니다.ㅎㅎㅎ
등산화도 가볍게-----이것이 둘째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동행이 생겼습니다.
이 친구 영어도 서툴고 한국어도 못합니다.
독일어는 잘 합니다.
그런데 전 독일어를 못합니다.
그러니 손짓 발짓입니다.
그래도 산에서 뭐 별것 있나요...
의사 소통에 지장이 없어요.
처음엔 서로 경계를 하면서 탐색전에 들어 갔지만 금방 친해졌습니다.
JMT에 온 사람치고 나쁜 사람 하나도 없어요.
나쁜 사람도 이곳에서 만큼은 다 천사가 됩니다.
텐트칠 때도 돕고 식사도 함께 하면서 훨씬 행동시간도 빨라지고 힘도 덜 듭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등반하는 팀웍의 가장 중요한것입니다.
서로의 배려-----이것이 셋째입니다.
다행인것이 둘 다 아침형입니다.
6시 출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후만 되면 이 친구는 캠핑할려 합니다..
2시 반 밖에 안됐는데...
저는 항상 4시까지 걷고 캠핑을 하는데...
그래서 절충을 하였습니다.
3시까지만 걷자고....
지난 6월엔 냇물이 어름장이라 목욕은 고사하고 세수도 못하였습니다.
3시에 텐트를 치고 나면 할일이 목욕하고 빨래입니다.
매일 목욕하고 빨래하는 이런 JMT는 처음입니다.
물론 JMT에선 비누 사용이 금지입니다.
빨래라고 해봐야 물에다 담그는 수준이지만 땀 냄세는 빠지고 밤에 잘 때도 기분이 한결 좋아요.
지난 번엔 밤에 자려고 하면 몸이 끈끈해서 기분이 아주 나뻤습니다.
그전엔 머리를 땅에다 쳐 박고 걷기만 바뻣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 고개를 들지도 못해요..
갔던 길을 다음해에 가면서 내가 여기 왔었었나 하면서 가지요.
이번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어 근처 산에도 올라가 보고 하면서 즐겼습니다.
충분히 즐기십시요.
JMT는 올림픽이 아닙니다.
몇일에 끝냈다고 자랑할 일이 절대 못 됩니다.
산행의 즐거움------이것이 넷째입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5시에 밥 먹고 6시엔 출발 합니다.
다 일찍 출발하고 싶으나 어두워 길이 잘 안 보일까봐 조금 늦게 떠나는 거지요.
JMT의 Pass는 나중 오르막이 모두 돌밭입니다.
조금 방심하여 넘어지면 암만 가벼워도 무릎 깨지는것은 보통입니다.
산에 가서 무릎이 깨지는걸 상상해 보십시요.
안전한 산행--------이것이 다섯째입니다.
안전....이건 열번 말해도 넘치지 않아요.
완전한 장비,이것도 잘 점검하셔서 필요한걸 빼 먹는일이 없도록 하여야 할것입니다.
식량 이것도 꼭 생각하셔야 합니다.
전 먹는 재미로 사는데 아무리 JMT라고 먹는거 대충하려 하면 안 갑니다.
먹는 즐거움도 사는 재미거든요..
JMT는 전에도 말했지만 무슨 유격 훈련장도 아니고 극기 훈련 하는 곳이 아닙니다.
안전하고 즐겁게 잘 다녀 오십시요.
전 일주일 쉬고 세코야로 들어 갑니다.
금년 까지는 세코야, 내년에는 킹스캐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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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서둘러 끝내는 이유는 제가 눈이 좋지 않아 모니터를 오래 못 봐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사설을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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