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 香氣
페이지 정보

본문
솔잎 香氣
비단결 햇살
하늬바람 山霧
온 누리 솔잎 香
기암괴석을 널찍이 품안은 산마루에 병풍처럼 둘러싼 노송(老松)들은 싸한 솔잎 향기를 내뿜습니다. 멀리 남쪽으로 펼쳐진 수평선이 산안개가 선계(仙界)와 속세를 확연히 나뉩니다. 하늘도 산자락도 온 누리가 새롭습니다.
지난해 6월 말 멀리 Tujunga로 돌아와 다녀오고 후 15개월 만에 찾은 MT. Waterman 오르는 길, 화마(火魔)의 흔적인 ‘받들어 총’들은 그대로이지만, 산자락은 회색지대(灰色地帶)의 어두움을 벗고 연초록의 화사함으로 바꿔져, 곳곳은 청초(淸楚)도 내보입니다.
자연은 찾는 이의 마음가짐에 따라, 즉 자신을 낮추고 거짓 없는 겸허한 자세일 때 산은 더욱 넓고 포근하게 품안아 줍니다. 가파른 산세(山勢)에 묵묵히 오르내리며 숨 가빠지고 땀 흘릴수록 이런저런 생각에서 벗어나게 하고, 이는 가슴 한 켜에 고여 있던 아픔을 평정(平靜)으로 이끌어줍니다.
생명의 모태(母胎), 흙은 자연의 질서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습니다. 산이 좋아 산을 찾을 때는 마땅히 이에 순응해야 합니다. 태곳적부터 산에서 살아온 동물들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다녀온 길, 이 길을 오르내릴 때 훼손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길도 바꾸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얼마 전 고국의 우면산 산사태(山沙汰)는 천재가 아닌 인재(人災)임이 명확히 밝혀졌습니다.
사람의 오만불손한 마음이 오르내리며 토해내는 날숨(呼氣)으로 산을 더럽혀 왔습니다. 이 더러움을 씻으려 2년 남짓 아예 길을 막아놓자, 자연은 치유력(治癒力)을 발휘해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려 했고, 햇살이 땅의 정령(精靈)을 일깨워 산자락의 생명들을 소생(蘇生)시켰습니다.
이 생명의 외경(畏敬)은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여 숙연(肅然)에 잠기게 합니다. 짙어진 솔잎의 향기가 온몸으로 펴졌습니다. (2011/09/26)
- 이전글다시 새기기-092911 11.09.29
- 다음글제2회 산악인 학술 Seminar 결산 11.09.2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