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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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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terLee
댓글 0건 조회 503회 작성일 11-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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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부터 인지 모르지만 나는 산을 걸으면 평온함을 느낀다.

아마도 어린시절 5-6살때 쯤인것 같다.

 

내고향 내가 태어난 집 앞에는 안산이라는 산이 있고 그뒤 좀떨어져 백석산이란 이름의 산이 있다. 이 두산의 나의 어린시절 전설같은 산들이다. 나는 하도 궁금해서 어머니에게 안산에 한번 가보고 싶다 했더니 어머니게서 호랑이가 있으니 안된다 하셨다. 나는 섬짓 했다. 호랑이는 좀 무섭지 않는가. 엄마들은 아이들이 울거나 투정 부리면 써먹는 말이 호랑이다. “그러면 호랑이가 물어간다라고 엄마들은 말한다. 호랑이는 엄마들의 협박용, 공갈용 이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있다. 과자이. 울던 아이가 호랑이 온다면 듣지않는데 과자를 주면 울음을 그치니 말이다. 말로하는 공갈은 몇번 속으면 탄로가나 효과가 없다.  실질적인 과자가 최고다.

 

드디어 엄마의 공갈을 무시하고 혼자 나섰다. 지금 보면 작은 언덕 이지만 그당시 그산은 큰 나무가 많고 잡목이 무성한 산으로 기억 된다.

조심스레이 산을 걷기 시작 하면서 혹시 호랑이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가슴이 두근 거렸다.  처음 겪는 산속의 느낌은 어린나에게는 신비스럽다. 새소리, 바람소리, 나뭇잎 사이로 뻣어내리는 햇살, 아마 그때가 봄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름 모를 꽃망울 들도 신기했다.  정상에 가까이 이르니  저 멀리 잔잔한 바다위에 햇살이 반사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와! 신비 스러웠다. 엄마가 말하는 호랑이는 있지도 않았고 황홀감에 빠져 더이상 무섭지도 않았다.

 

안산의 정상(언덕)은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자연에대한 신비함을 경험한 최초의 느낌이다그것은 내가 보고 듣고 느낀것이 아니라 자연이 내 빈가슴에 쏟아 부은 것이다.

 

드디어 정상에 섰다. 우! 서쪽에는 달력에서나  보던 망망 바다 그리고 저멀리 작은 섬들이 어렴풋이 보였다. 동쪽에는 누나들이 다니는 국민(초등)학교로 향하는 오솔길이 보이고 북쪽 저 밑에는 마을이 나무사이로 보였다. ! 집들이 장난감 같이 작게 보였다. 남쪽에는 큰바위들이 우뚝 솟은 또하나의 호기심인 백석산 (하얀 바위가 정상에 있어) 이 웅장하게 서있었다. 언젠가는 꼭 올라가 보고픈 그산이 더욱 웅장하게 보였다.  

 

지금도 어느 산이나 정상에 서면 어린시절에 느꼈던 그러한 느낌이 스친다.  자연의 신비함이 가슴에서 파도치는 느낌,  그 느낌이.

 

내가 산에서 내려 올 시는 아마 오후 4시쯤, 점심도 안먹었으나 배고픈 줄 모르고  머리와 가슴에 신비함만 가득안고 싱글벙글 다른 길로 내려 왔다. 엄마한테 호되게 야단 맞았으나 그까짓것 아무것도 아니다.이제는 안산은 무서운 산이 아니다.

호랑이가 없음을 내 눈으로 확인했지 않았는가.

 

내가 백석산에 오른것은 초등학교 일학년때 소풍가는 날이었다. 엄마가 싸준 겨란말이 도시락과 과자를 메고  반장이던 내가 맨앞에, 선생님은 맨뒤에 서서 일렬로 걷기 시작했다.  다른 애들은 그냥 즐거워 장난삼아 걷다 종종 선생님으로 부터 꾸지람을 들었다. 소풍은 언제나 즐거웠던 추억이다.  진우, 승재, 석희, 순례, 순자, 석송이 다들 어떻게 지낼까.   나를 무척이나 귀여워 해주셨던 예쁜 허영애 선생님(아마 22 세쯤 되었음)  지금은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을 그분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하고 계실까.  혹시 아프시지나 않을실까. 자판을 두두리는 이 아침 동심이 새록새록하다.

 

나는 걷는 동안 줄곧 가슴이 설레고 있었다. 저높은 정상에는 무엇이 보일까. 아마도 큰형님이 학교 다니는 서울이 보일것 같았고, 서쪽 더멀리 밖에는 무엇이 있나 궁금하기도  했다. 정상은 정말로 시원했다. 바람도 시원했고 사방이 확 뚤려 멀리까지 어렴풋이 볼수 있었다. 서울은 안보였고  인천은 보이는듯 했다.

 

선생님께서 정상의 바위는 위험하니 오르지 말라 주의 주시니  꾹참고 다음을 약속했다.  아주 어린 나이에 한때는 이 백석산이 애국가에 나오는 백두산 인줄 알았다.  백석산이 이름이 비슷했거니와  하도 높아 보여서 그런줄 알았다. 그래서 지금도 그산은 내가슴에는 백두산으로 남아있다.

 

이 두산이 지금도 주말이면 산을 걷고 싶고 정상을 오르는 계기가 된것 같다. 학창시절에는 동아리와 도봉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을 자주 들락거렸고  대학시절 한때에  지금 세상에 안계시는 매형과 절을 순례한 적이 있는데  절마다 새로운 느낌들은 지금도 곳곳의 기억이 생생하다.

 

나이 들어서 산행은 계속 되었다.  아마도 건강을 핑게삼아 그랬을 것이다.  나의 집 뒤는 바로 국립산림인 Angels National Forest 가있어 그곳을  걸으며, 뛰면서, 때로는 산악 자전거로 수없이 들락 거렸다.   

 

지금은 나는 산을 기도하는 마음, 명상하는 마음으로  걷는다. 산에서 한걸음 한걸음 발을 딛으며 순간 대지의 감을 느끼려 정신을 집중한다.  바람소리, 새소리,물소리, 바위 구르는 소리, 풀잎 스치는 소리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눈에 스치는 자연의 모습,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뭉게 구름이  눈을 편안하게 한다.   들쉼 날쉼에서 코에 스치는 시원한 공기는 금새 머리를 맑게 해준다. 하얀 눈으로 뒤덮힌 겨울산은 신비 그 자체이다.

 

고산등반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설산의 가파른 경사를 한발한발 옮길때에, 로프에 매달리서 몸을 끌어 올릴때, 유리같은 빙벽을 기어 오를때, 살을 여미는듯한 차가운 눈보라가 얼굴을 스칠때, 산소의부족으로 숨이 차오를때의 느낌은 각별하다. 그리고 온몸에 다가오는 그무엇이 전율을 느끼게 한다.

 

 다가옴에서 내가 산과 연결됨을 느끼게 하는것 같다. 이는 고립된 내가 자연의 일부로 한데 어울림,  나는 홀로선 존재가 아님을 , 그리고 자연과 묶여 있는 여여한 존재임을 자각 하게 해 준다.

 

정상은 나에게는 보너스다. 정상의 느낌은 어린시절 정상(언덕) 오를때의 느낌과 한결같다.  머리와 가슴에있는 모든 느낌을 신비로 융합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산행은 기도 하는것 명상 하는것으로  정의 하고 싶다.

 

기도는 표현 하는것보다 가슴으로 마음을 활짝 열고 듣는것, 조용히 묵상하는것. 그리고 우주의 원리, 자연의 순리를 인정 하는것이라  생각한다.

 

기독교의 기도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않게, 숨은 일도 보시는 주님,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아시는 주님에게 속삭 이는것 이라 하였고      

 

불자들은 절을 하므로서 나를 비우고 목탁의 울림과 함께 나를 자연과 우주와 합일하고   

 

무슬림은 신을 벗고( 항복의 의미) 엎드려 하심하고 귀를 막고 눈을 감으며 스스로 골방을 만들어서  이마를 대지에 대고  대지의 소리에  혼신하여 집중한다.

 

산은 골방이다. 세상소리와 차단된, 신비의 소리만 가득찬 골방이다그래서 이 골방에 들어서면  들이는것, 보이는것, 냄새는 모든것은 신(우주, 자연) 기도에 대한 응답이다.

 

산에서 걷는것은  기도하는 것이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 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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