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 9일 Split (14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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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lit Mountain.
준비
코비드와 산불후, 아이스하우스 새들, 아이슬립, 더 못하면 약수터 까지. 우리가 가는곳이 그게 다 였다.
“이제, 더 이상 핑계는 대지 말자, 산악회에 활기를 넣어 보자, 남아 있는 우리라도 계속 노력해 보자”고 준비 했다.
계속된 쿠카몽가 정상, 볼디가 열린 다음에는 볼디 정상, 그 후 골고니오 정상. 그리고 스플릿 마운틴.
스플릿 마운틴은 14,065 ft 높이로 캘리포니아 14좌(14,000 ft 넘는산) 15개의 봉우리 중 하나. 그 중 몇 안되는 두 발로 갈수 있는곳이다. 14좌중 우리가 갈수 있는산은 White Mt.(14,252), Shasta Mt.(14,162), Mt. Langley(14,032), Whitney(14,505). Split Mt. 는 그 다음 쉬운 산이라고 알려져 있고, 우리 또한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산이라고 생각되어 2월 부터 기획하게 되었다. 하루에 6명만 over night 퍼밋을 주는데, 8월 7일, 8월 8일, 2일간 합 12명의 퍼밋을 받아 놓았다.
8명의 대원이 꾸려지고, 차는 2대. 가는길이 비포장도로이기에 4x4가 필요했다. 박종석 부부, 알빈 등반이사, 김기민 선배, 조문현 선배, 조재천 선배, 키미씨 그리고 게스트 참석자 오득제씨. 오득제씨는 나와 비슷한 연배인데 호리호리한 몸매에 힘이 장사에다 어떤 산도 갈수 있는 그런 체력을 가진 분이었다.
트레일헤드 에서는 정상까지 약 7마일, 중간 지점인 Red Lake까지 약 3.5 마일 4,000 ft, 거기서 캠프하고, 다음날 다시 약 3.5마일 4,000 ft. 숫자상으로는 볼디보다 조금 힘들것 이라 생각하며 준비했다. 14,065 ft 의 정상을 한다는것이 쉽지 않다는것을 알고 있지만, 이 정도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충분히 갈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1박 또는 2박을 해야 하기 때문에 텐트, 침낭, 곰통과 음식을 준비 해야 했다. 백팩의 무게도 JMT 와 비슷한 무게였다. 음식은 4-6끼 정도. 물은 충분히 있어 물걱정은 괜찮았다.
가는길
8월 8일, 금요일. 차 2대가 각각 오렌지 카운티와 엘에이에서 4명씩 맡아 타고 떠나, 아침 10시 30분에 론파인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만나, 간단히 아침을 하며 준비물을 서로 나누고 빅파인까지 가서 거기서 부터 비포장 도로를 달렸다. 비포장 도로는 온 몸이 출렁이며 흔들릴 정도였고, 두세 군데는 길이 깊히 파여, 다들 내려서 지나 트레일헤드에 도착하였다. 비포장 도로의 길이 조금 헷갈려서, 늦은 2시에 도착하여, 오후 3시에 출발 하였다.
캠핑장까지
첫걸음을 띠는데 날씨는 덥고, 백팩의 무게는 어깨를 짓누렀지만, 14좌를 간다는 기분에 모두 다 흥분해있었고, 자신이 넘쳐 있었다.
첫번째 목표는 Red Lake, 3.5 마일. 지도만 보면 4시간이면 도착할수 있다. 오후 7시 도착 예정. 텐트치고 저녁식사, 시간상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첫 걸음을 내딛은지 약 1시간이 지나서 부터 직벽의 시작이었다. 마치 볼디 깔딱고개를 몇개 연속으로 오르는것과 같았다. 외길이여서 서로 잃어버릴 염려는 없어 각자의 페이스대로 흩어졌다. 이 직벽은 끝까지 직벽이였다.
계속되는 직벽, 위를 쳐다보면 마치 90도로 보이는 직벽. 한걸음 한걸음 옮기며 올랐다. 백팩의 무게 역시 직벽의 중력으로 더 무겁게 느껴졌다.
오득제씨는 나 보다는 훨씬 힘이 넘쳐있었고, 직벽을 오르는 걸음도 가벼웠다. 그의 뒤를 간신히 쫓아 올라가면서 겨우 겨우 발을 맞추며 올랐다.
시간은 이미 저녁 7시를 지났고, 다리는 후들 거리기 시작했는데, 아직 Red Lake 는 멀었다. 뒤에 오는 분들은 어떨까? 뒷 사람들이 걱정이 되었다. 지도상 Red Lake 는 바로 ¼ 마일 정도 남았는데, 길은 없어지고 바위만 가득하여, 뒤따라 오는 사람들의 어떨지 더욱 걱정이 되었다.
이미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하여, 오득제씨와 나는 뒤에 오는 팀이 Red Lake 까지 오는게 힘들것이라 판단하여, 길을 멈추고 대충 판판한곳에 텐트를 칠수 있는 곳을 찾았다. 온통 바위산이라서 텐트를 칠곳이 마땅치 않았다. 한참을 찾다가 캠핑할곳은 못되지만 대충 평지를 찾아 텐트를 치고, 후미에 있는 분들을 기다렸다.
이미 날은 어두워져, 헤드 램프를 켜야 앞이 보일수 있었다.
얼마 되지 않아 불빛이 오락가락 하며 몇몇이 도착하고, 또 조금 지나 나머지 몇몇이 속속 도착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조문현 선배는 기미가 없었다.
그 중 늦게 도착한 조재천 선배에 의하면, 같이 오다가 한참 전에 본인과 헤어 졌기 떄문에 아마도 꽤나 멀리 떨어졌을거라 했다. 다행인지, 조문현 선배와 오득제씨는 워키토키 를 지참하고 있어, 연락을 해보니 꽤 떨어져있는것 같았다. 이에 오득제씨는 워키토키와 물만 들고 바로 조문현 선배를 찾아 다시 내려갔다. 한참, 약 3-40분후, 오득제씨가 조문현 선배의 백팩을 둘러 메고 둘이 도착하였다.
우리 모두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박수를 보냈다.
간신히 Red Lake 까지 도착한 모두는 저녁을 같이 하고는 바로 골아 떨어졌다.
보름이라 밝은 달이 머리에 떠 있어 은하수는 보이지 않았고, 밝은 달빛에 비춰 보이는 시커먼 스플릿 마운틴은 하늘에서 마치 우리를 잡아 먹을것 같은 포즈로 우리에게 덤벼드는것 같이 보였다.
저길 올라 간다고?
다음날
아침에 보니 바로 앞에 보이는 저 산, 병풍과 같이 벽처럼 둘러있는 저 산이다. 저기를 오를것이다.
일어 나자 마자 준비를 하였다. 아침 식사를 하고, 텐트 걷고, 백팩을 비워 물과 스낵, 자켓 정도만 넣고, 나머지 모든 장비는 우리가 잤던 곳 옆에 두고 가자고 했다.
어제 고생하신 조문현 선배를 비롯한 몇몇은 정상은 안가고 근처 호수에서 발만 담그다 하산하겠다고 하셨다.. 정상팀은 김기민선배, 우리 부부, 알빈 등반이사, 키미씨, 오득제씨.
그리고 벌써 앞서간 중국인 남자 4명, 미국인으로 보이는 2명.
아침 7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 하였다. 나는 8시 반쯤 느긋하게 출발 하였다.
조금을 지나니 우리가 자려고 했던 Red Lake 가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었다. 조금 더 지나서 위로 올라서 내려다 보니, 시에라의 호수는 정말 아름다웠다. 옆에는 벽처럼 웅장하게 막고 서있는 드높은 시에라의 산, 그 아래 회색 돌과 바위, 그 중앙에 호수, 그 물에 비치는 산 그림자, 그리고 호수가의 푸르른 나무들.
앞에 보이는 산이 정상이지만 완전 90도 경사로 벽처럼 막고 있기에, 오른쪽 완만한곳(?)으로 돌아 가야 했다. 크게 오른쪽으로 돌아 가야 하는데, 길은 없었다. 그저 보이는것은 바위 더미들. 너덜 너덜 하다고 해서 너덜 지대라고 했나. 오른쪽을 보며 대충 저 너머까지 가야하니까, 하며, 돌과 바위의 너덜 지대를 건너, 그 쪽 방향으로 가야 했다. 완만하다고 했지만, 90도 경사보다는 완만하다는것이지, 완만한것이 완만한게 아니였다. 볼디 직벽보다 훨씬 더 경사 졌다.
한참을 큰 바위를, 이 바위로 저 바위로 점프 하듯이 오르며 지나니까 미끄러지는 자갈밭, 돌의 크기도 자갈 부터 사람 몸크기로 다양하게 있었다. 거기 부터 경사는 더욱 더 심해져서 45도 이상으로 느껴 졌다. 돌이 굴러 떨어지면 한참을 굴러 떨어져 내려간다. 발을 디디면 중심을 잡아도 반 피트씩 미끄러지고, 큰 돌을 발로 밟아 일어 서려면 그 돌은 바로 떨어져 내려갔다.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수십 미터는 미끄러져 떨어질 수 있다. 나는 늦게 출발하여 한참을 뒤처져 갔지만, 가면서 너무 위험한 산행이 될수 있다 생각 되어 계속 걱정이 되었다.
위에 먼저 올라가던 외국인들이 Rock! 하면서 돌이 떨어지니 조심하라고 위치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렸다. 경사가 너무 심하고 미끄러짐이 계속되어, 옆의 바위산으로 붙었지만 거기 또한 쉽지 않았다. 두 손으로 돌을 잡으며 조금씩 올라갔다. 그렇게 한참을 갔지만 거리로는 몇 십미터 길어야 5-60미터.
한참을 가는데, 앞서가던 김기민 선배와 키미씨가 저 멀리서 내려온다. 그 뒤에 알빈 등반이사도 내려 온다. 그들은 새들까지 올라 갔지만, 거기 부터 더욱 위험한 해져서, 더 이상의 위험을 택하는것이 맞지 않타고 했다. 앞서가던 미국인도 하나도 저 뒤에서 내려 온다. 그도 더이상은 만용이라고 했다. 올라가는것도 어렵지만, 내려오는 일은 더욱 더 위험하고, 어떤 상황이 될지 몰라 포기하는것이 더 낳은 선택이라고 판단 했다. 앞장선 오득제씨만 계속 진행을 하였고, 우리 모두는 포기 해야했다.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원래 길이 없어 아까 온 길이 어딘지도 모른다. 대충 방향만 찾고 안전한 곳에 발을 두며 내려 가야만 했다.
간신히 캠프 하던곳 까지 내려 오니 오후 1시가 넘어 있었다.
하산
내려 오자 마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바로 라면을 끓였다. 간단한 아침식사 후, 출발한 우리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저 험한 산을 다녀 왔으니 배가 많이 고팠다. 점심을 끝낸후 바로 하산을 준비 하였다. 내 버려둔 짐을 다 수거 하고, 다시 백팩을 꾸리고, 물을 준비하고 하산을 시작하였다.
오득제씨를 기다리지 않고 가는게 더 맞는 생각이었다. 이미 몇몇은 힘이 들어 내려가는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빨리 하산하는게 팀에게 도움이 되었고, 오득제씨는 충분한 체력으로 정상을 치고도 우리보다 더 빨리 갈수 있을수 있다고 판단되었다. 더우기 깜깜해지면, 앞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비포장 도로를 운전해 빠져 나가는게 쉽지 않을수 있다고 생각 되었다.
2시반, 3시에 하산하였다.
내려오는 길 또한 직벽을 내려가야 하기에 만만치 않았다. 직벽을 한참 내려온후에는 완만한 산 허리를 지나는데 너무 길고 지루하여 모두들 고생하였다.
이렇게 3시간 이상을 내려오니 차가 보였고, 차에 도착 하자마자 철푸덕 주저 앉아 한동안 움직이지도 못했다.
내려와 들은 얘기지만, 조문현 선배는 내려오는 길에 길을 잃어 4시간을 해매 간신히 계곡 아래에 있는 트레일을 찾아 왔다고 했다, 거기에 물병까지 잃어 버려 고생을 조금 했다고 웃으시면서 얘기하는데 속으로 큰일 날듯 싶어 간담이 서늘했다.
6시 30분 즈음 오득제씨가 도착하였다.
그의 말을 빌리면, 스플릿 마운틴의 정상은 홀로 서있는 날카로운 피크 같아서 앞뒤로 막힘이 없이 멀리 시에라의 모든 산들이 발아래 보이고, 비숍, 세코야, 오웬스 밸리 까지 시원하게 보인다고 했다. 정상에는 본인과 다른 한명만이 정상을 하고, 그외 앞장서던 외국인들은 다 포기 하였다고 했다.
더 이상 트레일 헤드에서 시간을 보낼수 없었다. 빨리 비포장 도로를 빠져 나가야 했다. 우린 바로 차를 몰아 빅파인으로 갔다. 거기서 론파인에 있는 피자집으로 가자고 해서, 론파인에 있는 피자집에 오니 저녁 9시.
뒤풀이
밤 9시의 론파인의 온도는 85도. 피자와 시원한 콜라를 들이키니 한참 더웠던 몸이 조금은 식혀진다. 모두 맥주 대신 콜라를 시키는걸 보니, 다들 너무 힘이 들어 맥주를 생각하기도 싫었던것 같았다. 조재천 선배의 뒤풀이 대접으로 맛있게 저녁을 하고는 집으로 향했다.
쉽지 않은 일정이였다. 남들이 인터넷에 올린 후기만 보고 계획한것이 우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했고, 힘들었지만 모두들 한마음으로 행동하여 다친 사람없이 무사히 돌아 올수 있었다.
언젠가 다시 한번 가 볼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간다면, 우리 수준에 맞게 좀더 치밀한 계획을 준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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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님의 댓글
곰돌이 작성일
고생들 많이하셨네요..
사진으로 만 보아도 으시시 합니다..
볼디 깔딱 고개에서 힘들어 내려왔네요..